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김희영 소장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김희영 소장

[충남일보 김지은 기자]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고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두려운 질병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많이 생기며,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인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신경 질환이다.

치매는 섬망 또는 다른 정신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후천적으로 발생한 다발성 인지기능 장애와 이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인지기능의 장애에는 주의 집중, 언어능력 및 이와 관련된 기능 (여기에는 스스로 말하기, 알아듣기, 따라 말하기, 이름 대기, 쓰기, 읽기, 계산 등이 있습니다), 시공간 능력, 기억력, 전두엽 집행기능 이상이 있다. 이러한 인지 영역에서의 장애는 보통 서서히 진행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많은 인지영역에서 장애를 보이며 정서 문제와 의욕의 저하 등의 이상행동 증상도 흔히 동반된다.

치매의 원인을 살펴보자면 치매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레비소체치매, 전두측두엽변성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있으며 뇌혈관질환에 의한 뇌 손상으로 초래되는 혈관 치매가 있다.

이 질환들은 각각 뇌의 특유한 부위에서 시작돼 신경세포 감소에 따른 기능 저하 증상이 각 질환의 침범되는 부위에 따라 특징적인 임상 특징을 나타내게 된다.

퇴행성 뇌 질환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사후에 환자의 뇌 조직을 얻어 면역조직화학염색 등을 시행해야 하지만 생전에는 이러한 것을 시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초기의 신경학적 증상과 징후 그리고 시간에 따른 진행 경과, 신경 심리검사, 유전지 검사, 영상 검사 그리고 드물게는 특정한 생물표지자 등을 통해서 진단의 정확도와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는 우울증, 대사질환, 비타민 결핍, 뇌종양, 경막하혈종, 정상압수도 증 등 치료 가능한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치매의 증상으로는 크게 인지기능 장애와 행동 이상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인지기능의 장애로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것이 기억력장애이다. 기억장애는 치매의 초기에 그리고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초기에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최근에 나눴던 대화의 내용이나 최근에 있었던 일의 내용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 기억장애가 시작된다.

이때 옛날 기억은 비교적 잘 유지되나 병이 진행되면서 옛날 기억도 점차 장애를 보인다. 대화 중에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거나 조금 전에 한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장애는 흔하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인 언어장애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병이 진행됨에 따라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말수가 줄어들게 되며, 결국에는 말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또 다른 치매의 증상으로 시공간 능력의 저하도 발생한다. 엉뚱한 곳에 물건을 놓아두거나, 놓아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또 잘 알던 길에서 길을 잃거나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못 찾기도 한다. 그리고 복잡한 그림을 따라 그리지 못하고, 운전도 할 수 없게 된다.

계산 장애와 실행 증, 실인증도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실행 증으로 인해 평소에 사용하던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옷 입기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장애를 보인다. 실인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중-후기부터 나타나는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심해지면 가족과 배우자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병이 진행돼 뇌의 전두엽을 침범하게 되면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결정 내리기가 힘들어지고 판단력이 떨어져 여행, 사교 모임, 주식 투자, 사업 같은 일들을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병의 초기에는 주로 기억 장애를 중심으로 하는 인지 기능 장애는 있고 전두엽의 기능 장애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활동이나 일상적인 생활은 유지하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인지 기능 장애가 더 심해지고 범위가 넓어져서 사회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더 진행하면 일상생활의 간단한 일조차도 혼자 해내기 힘들어진다.

또한 병의 진행이 되면서 다양한 이상행동 증상들을 보이는데 주로 보이는 이상행동에는 망상, 환각, 초조/공격성, 우울증, 불안, 무감동증, 탈억제, 쉽게 화를 내고, 의미가 없는 반복적인 행동, 수면장애, 식습관의 변화 등이 있다.

치매의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하고, 일부 질환은 치료가 가능하므로 치매 증상이 있는 모든 환자는 반드시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치매 환자를 접했을 때 먼저 고려해야 할 3가지 항목은 ▲가장 정확한 진단명은 무엇인가? ▲치매의 원인에서 치료할 수 있거나 가역적인 요소가 있는가? ▲관리적 측면에서는 보호자나 간병인이 환자를 돌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이다.

그러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원인에 대한 조사를 위해 깊이 있는 문진, 신체 및 신경학적 진찰, 혈액검사를 포함한 검사실 검사, 인지기능검사, 뇌 내의 공간 점유 병변을 조사하기 위한 뇌 영상 촬영 등을 시행해야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치매의 치료 방법으로 신경 심리평가와 치매에 대한 원인 질환 감별을 한 뒤에 교정 가능한 질환이 있으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치매는 호전될 수 있다.

그 이외의 치매의 원인 질환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이나 뇌혈관성 치매로 진단받은 분들은 증상의 진행을 억제해주는 약물을 사용한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의 종류에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메만틴이 있다. 또한 환자가 다양한 행동심리 증상을 보일 때에는 증상에 따라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진정 수면제 및 항뇌전증약 또는 전형적 내지는 비 전형적 신경 이완제의 사용을 고려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알츠하이머병을 완치시키거나 병의 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하지만 증상의 초기에 적절한 약물치료와 다양한 비약물적인 치료,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늦춰볼 수 있다.

치매의 비약물적인 치료는 환경 치료, 지지적 정신치료, 행동 치료, 특히 화상 치료를 통한 인지 치료 및 다양한 재활 훈련 치료 등이 있다.

비약물 치료는 물론 인지기능의 회복에도 도움을 주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행동 정신 이상의 치료에 중점을 두며 특히 노인 인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질환이 동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혈관질환의 빈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같은 혈관 위험인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관여하게 된다. 따라서 혈관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해 조절하는 것도 치매 치료에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우선 두뇌 활동을 많이 하도록 한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신문이나 잡지를 매일 읽으면서 두뇌 활동을 지속시키는 것이 좋다. 오늘 할 일에 대해서 메모를 하거나 매일매일 일기 쓰는 것도 치매를 예방하는 좋은 습관이다.

또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운동하도록 하며 주 3회 이상 적당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가능한 한 사회활동을 많이 하도록 한다.

많은 노년기 독자들이 치매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예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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